1.
훈련 마치고 복귀하는데, 드물게도 상급부대에서 인심 써서 트럭을 보내주었습니다
1개 중대가 트럭 3대에 나눠 탔습니다. 저는 두번째 트럭에 탔습니다
달리는 트럭 짐칸에 앉아 느긋함을 누리며 뒤따르는 트럭을 바라보고있는데, 그 차가 점점 왼쪽으로 기울더니 고랑으로 굴렀습니다
기울어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시간이 느려진것 같았습니다. 차는 옆으로 넘어지면서 그 뒤에 탄 30명의 무장한 병사들이 살려고 일제히 뛰어올랐습니다.
차는 옆면으로 누웠고 그 옆에 병사들과 군장, 총이 널부러졌습니다
사고 직후 헐레벌떡 뛰어온 대대작전장교의 첫마디가 기억납니다. '총기 숫자 맞나 세봐!'
부상자는 다행히 평소 허리가 안좋던 병사 한명 뿐이었습니다. 웬지 허리가 더 안좋아진것 같다고 했습니다
사고 원인은 브레이크 고장이었습니다. 브레이크가 듣지 않자 충돌 피하고 세울 작정으로 고랑에 빠졌다고 합니다
2.
실탄 휴대한 무장탈영사건이 생겼습니다
가끔 탈영사건이 생기지만 총기휴대는 드물고, 실탄휴대는 더 드뭅니다
검문소에 투입되었습니다.
면으로 만든 국방색 헝겊탄띠 두개를 양 어깨에 X자로 둘러맸습니다. 담배갑 만한 종이곽에 10발씩 12곽 들어갔습니다. 감이 부드럽고 색이 고와 하나 몰래 챙기고 싶을만큼 탐났습니다. 실탄을 잔뜩 휴대하니 비장한 기분이 들면서 실제 총격전을 겪게 되나 긴장했습니다.
교통정리 하는데, 손가락만 까딱 해도 거대한 덤프트럭이 민첩하게 지시대로 움직입니다. 총 든 군인의 위세를 체험했습니다
야전에서 중대장이 나타나면 100명 가까운 소속중대원은 일제히 구호를 외치며 경례 합니다.
대대장이 나타나면 400명 넘는 대대인원이 일제히 경례 합니다. 구호는 더 커집니다.
연대장이 나타나면 시야 내의 연대인원이 모두 경례 합니다
사단장은 더 높습니다. 말단보병중대의 병사는 사단장을 일년에 한번 볼까말까 합니다
검문소 일대가 갑자기 조용해졌습니다.
멀리서 군단장이 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군단장의 별판이 달린 세단승용차가 천천히 검문소 앞을 통과하자 부근의 모든 병사들이 동시에 경례를 합니다.
검문소 주변의 산이 울렸습니다. 축구장 관중 3만명의 함성에 맞먹는 기세였습니다
다음날 탈영병은 잡혔습니다.
주황색 체육복 차림으로 택시 타고 읍내 통과하다 검문에 걸리자 순순히 검거됐답니다.
왠지 허리가 더 안좋아 진 것 같다.. ㅋㅋㅋㅋㅋ
답글삭제천만 다행이었네요.
박격포, 포판, 총, 군장과 사람이 한떼로 쏟아졌는데도 기적같이 중상자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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