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6일 일요일

영화 링컨

스필버그 제작, 최소한 시시하진 않겠지 싶었다
최근 링컨 문고판을 읽어서 배경지식이 조금 있었다

노예해방법안 통과 직전부터 남북전쟁 끝낸 직후 암살될 때 까지의 몇달간

역사상 결정적인 장면과 일화를 나열하듯 보여준다


대화에 유머를 즐겨쓰며, 비유로 상대를 설복시키고, 좌중이 어지러울땐 뜻밖의 호통으로 정리해버리기도 한다



제어할 수 없는 미친 원숭이 집단 같은 의회에 법안 통과시키려 골머리를 앓고, 전쟁터의 병사들에겐 자애로운 아비처럼 대하고, 부인과 아이들과 가정사로 부대끼고



하원 찬성표가 20개나 부족해 통과가 절망적인 상황과, 점점 더 불리해지는 판세 - 노예해방은 전쟁승리를 위한 제한적인 것이라고 반대파를 설득해왔는데, 남부가 종전협상을 제안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인물 답게 홀로 의연하게 추진한다. 



노예해방 법안은 말 그대로 인권존중이고, 세계 조류에 함께하는 일이며, 인종과 이념을 국가의 이름 아래 통합하는 중대한 경험이 될 것이고, 이 통합이 국가의 장대한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과 믿음

그는 이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몰래 사람을 돈으로 매수하고 정치적 댓가로 관직을 판다. 의회권한을 침범하고, 대통령 권한을 남용하며, 헌법도 위반한다. 구렁이같은 화법으로 의회에 거짓말도 한다

짧은 일화들이 줄줄이 나열되는듯한 느낌이다. 스필버그 이름 붙은 영화 답게 플롯들은 깔끔하다

위대한 인물의 역사적 순간을 생생하게 보는 재미, 사실적으로 재현된 공룡을 보는 어린이의 흥분과 비슷하다.


기억나는 장면들-

링컨이 좋아하는 농담이라며 소개하는 이야기
영국고관이 미국인을 집에 초대했다. 변소에 가보니 미국의 국부 조지 워싱턴 초상화가 걸려있다. 조롱하고 싶어 안달이 난 영국인이 어떠냐고 묻자, 미국인이 적절한 곳에 잘 걸어두셨다고.
왜?
영국인은 조지 워싱턴만 보면 지리지 않느냐? 그러니 변소에 걸어두길 잘하셨다


타협할 줄 모르는 급진해방론자가 올바른 방향을 나침반처럼 알고있지 않느냐고 논박하자, 링컨도 오래전에 측량 일을 해봤다며 반박한다. 실제로 나침반이 가리키는대로 따라가보면 늪, 숲, 사막 등 오만가지 어려움을 다 만난다. 이를 모두 통과할 줄 모른다면 올바른 방향을 안다는게 무슨 소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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